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은 분명하다. “개인 계좌는 입금 확인의 실무적 효율을 위한 것이었고, 정당 계좌로 정산된 금액은 모두 증빙 자료와 함께 제출되었다. 6개월 동안 제 인건비로 보전한 금액은 단 120만 원이 전부였으며, 그 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하루 18시간씩 일하며 운영비를 최소화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집 거실을 사무실 삼아 수백 건의 신청과 발주, 현수막 훼손 대응과 공무원 민원까지 직접 처리해왔다.
인건비를 착복할 여유는커녕, 새벽까지 직접 현수막을 달고 다녔다는 그의 설명은 현수막 운동이 결코 사익을 위한 사업이 아니었음을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회계조사나 면밀한 사실 확인 없이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프레임이 선관위 발표를 통해 먼저 나왔고, 언론은 이를 그대로 받아 적었다. 수개월 간 시민의 손으로 이어져 온 표현의 흐름은 하루아침에 ‘범죄의 혐의’로 뒤덮이게 되었다. 현수막이 불편했던 것은 단지 그 문구 때문이었을까. 혹은 그 안에 담긴 진실이 두려웠던 것은 아니었을까. 신고되지 않은 계좌가 문제였던 것일까,
아니면 끝내 드러나지 않기를 바란 진실이 문제였던 것일까. 정치자금법은 분명히 중요하다. 그러나 그 법이 자발적인 시민 행동 전체를 탄압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고발된 것은 계좌 하나가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지키려 한 국민의 정당한 참여였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법의 문제를 넘어 민주주의의 근본을 묻는 사건이 되어가고 있다.
현재 상영 중인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는 비록 이 현수막 운동을 직접적으로 다루진 않지만, 같은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선거의 정당성, 표현의 자유, 그리고 진실을 말한 대가. 이 영화가 던진 질문에 지금, 대한민국이 답하고 있다.
“진실을 말하는 일은 언제부터 죄가 되었는가.”
“국민의 외침은 언제부터 불법이 되었는가.” 그것이야말로 지금 고발당한 것이며, 우리가 놓쳐선 안 될 본질이 아닐까 생각된다.